덤 머니(Dumb Money, 2023)는 2021년 초 세계 금융 시장을 들썩이게 한 게임스톱(Gamestop) 사태를 실화 기반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Reddit 커뮤니티 r/WallStreetBets의 개미 투자자들과 거대 헤지펀드 간의 전면전은 단순한 주식 전쟁을 넘어, 자본 권력 구조와 개인의 연대를 시험한 사회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 영화는 키스 길(일명 ‘Roaring Kitty’)을 중심으로, 투자란 무엇이며, 리스크는 어떻게 작동하고, 군중심리는 어디까지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분산투자: 한 종목에 인생을 걸다
영화 속 주인공 키스 길은 유튜브와 Reddit에 자신이 게임스톱에 투자한 이유를 장시간 설명하며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그는 전문 투자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그 근거를 투명하게 공유한다. 이 장면은 개인 투자자도 충분히 기업 가치를 분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 종목에 몰빵하는 투자"가 얼마나 큰 위험을 수반하는지도 시사한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리스크: 수익 뒤에 감춰진 보이지 않는 위험
게임스톱 사태는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험 관리 실패’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동참하면서 주가가 폭등하자, 헤지펀드들은 공매도 포지션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증권 거래 앱 로빈후드(Robinhood)는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매수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개인의 투자 권리를 제한했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영화는 투자자에게 숨겨진 시스템 리스크를 강조하며, 리스크는 단순한 종목의 등락뿐 아니라 거래 구조와 플랫폼 설계에까지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군중심리: 커뮤니티의 힘, 그리고 그 그림자
덤 머니는 투자자 커뮤니티가 가진 힘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준다. Reddit의 WallStreetBets는 기존의 투자 판단 방식을 무너뜨리고, 밈(meme)을 중심으로 집단 투자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른바 ‘YOLO 투자’ 현상은 새로운 문화로 비춰지지만, 동시에 비이성적 투자 결정의 위험도 수반한다. 영화는 커뮤니티의 긍정적 연대 효과와 군중심리에 휘말리는 비이성적 판단을 조명하며, 자신만의 투자 원칙과 균형 감각이 왜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덤 머니는 단순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아니다. 이 영화는 투자란 무엇인지, 우리가 시장에 참여하며 어떤 책임과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분산투자의 중요성, 리스크에 대한 이해, 군중심리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판단력. 이 세 가지는 현대 개인 투자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본 원칙이다. 지금 투자 중이라면, 혹은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 덤 머니는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